망원동 캔디드 컬렉션 카페

인테리어 설계/시공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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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원동은 홍대, 합정에서 밀린 임차인들의 또 다른 둥지가 되었다. 동네 곳곳에 흔히 볼 수 없는 힙(hip)한 상점들이 즐비하다. 평일도 북적이지만 주말에는 관광객들로 그야말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음료수 한 잔 구입하지 않고 입구에서 사진만 찍고 가는 모습도 흔하다. 정상적인 일상을 잃어버린 사람들이 특별한 일상을 경험하러 몰려든다. 덕분에 망원동 주민들은 일상을 잃어버렸다. 정신없고 씨끄러워서 못살겠다는 원주민들도 몇 번인가 만나봤다. 평일 주말을 가리지 않고 들리는 공사 소음만 해도 괴로울 듯 하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치열하고 각박하기만한 대한민국 도시 환경에서 길은 이동하는 통로일 뿐이고 동네 구멍가게는 똑같은 얼굴과 물건의 편의점으로 바뀐지 오래다. 동네의 한적한 길에서 여유있게 걸으며 화단을 꾸미는 이웃과 마주하거나 여기저기 무리지어 놀고 있는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들을 일도 없어졌다. 왜 갑자기 길얘기를 하는지 의아하겠지만 길은 이 모든 문제의 발단이다.

길은 주차장이 되어버렸다. 또한 길은 집에서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러 가는 좁고 위험한 통로일 뿐이다. 그러나 길은 사람이 사람을 찾아가는 여정의 기회가 되어야 한다. 가볍게 서로 눈인사 할 수 있고 걷다가 자연스럽게 커피 한 잔 할 수 있는 전개가 필요하다. 이벤트가 일어나고 만나서 함께 할 수 있는 장소(공간)가 길위에 있어야 한다. 평소에 길(공공공간)에서 누릴 수 있는 다채로움이 없으니 망원동과 같이 다양한 상점과 컨텐츠들이 모여있는 곳을 쫓아다니는 현상은 어찌보면 자연스러운 일이다. 원주민에게는 미안한 얘기지만, 건축물을 오로지 사고 파는 부동산으로만 바라보는 분위기에 동조했다면 당신도 이 씨끄러운 환경의 공범인 셈이다. 자본의 축적만을 쫓는 사람들에게 길과 같은 공공공간에 돈을 쓰는 것은 용납이 안되겠지만 일상이 풍요로워 질 수 있는 첫 번째 조건은 길의 회복에서 출발한다. 다채로운 도시 분위기는 제대로 된 길이라는 공간 위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될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어느날 갑자기 게릴라 콘서트처럼 펼쳐지는 도시의 부자연스러운 사건(?)인 망원동을 찾아다녀야 할 것이다.   

 

그런 동네에 인테리어 디자인과 시공을 하게 되었다. 사실 그렇게 특별한 기획도 아니고 독특한 재료나 아이디어도 없다. 좁은 공간이기에 바와 홀을 구분하지 않고 가운데 심볼릭한 오브제(바 테이블 및 벤치)를 크게 놓는 정도? 이마저도 카페를 운영할 주인이 미리 구상하던 그림이라 우리가 제안한 것은 길과 접하는 상가 앞에 벤치를 만들어준것 정도일까? 가게앞 공간이 길에서 자연스럽게 스며들거나 베어나오는 경계가 되길 바랬다. 누구나 와서 앉을 수 있는, 굳이 네 땅 내 것 이라는 따져묻지 않는 의자를 내어준 것이 앞에서 장황하게 늘어놓은 푸념에서 나온 제스쳐다.  

 

가끔 놀러갔다. 커피 맛도 좋았지만 망원동의 활력이 그리울 때가 있었다. 주인 또한 이웃들과 친해지고 동네 분위기와 슬며시 녹아들고 있는 것이 보기 좋았다. 하지만 장사가 잘되서 배가 아팠던걸까? 1년을 못버티고 쫓겨났다. 젠트리피케이션! 건물주님께서 직접 운영한다는 거짓과 함께 의뢰인은 어디론가 쫓겨 나갔다. 직접 운영은 당연히 아니였고 지금은 세탁소랑 분위기 칙칙한 술집이 들어섰다. 그렇게 밀려난 임차인들은 또 어디론가 배회하고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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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    경기도 서울시 마포구 망원동            용도   ​근린생활시설        설계/시공    윤경숙, 차주협        마감   타일, 도장, 콘크리트블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