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림디자인고등학교 도서관 리모델링

인테리어설계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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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시간 동안 학교의 모습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가운데 복도를 따라 병렬로 배치된 똑같은 교실의 학교 건물 그리고 그 앞에 놓이는 황량한 운동장. 비판의 목소리가 높지만 여전히 폐쇄적인 패러다임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만큼 관성이라는 것이 무서운 것인가 싶다. 효율적 통제라는 면에서 학교의 구조는 흡사 군대 막사와 같다. 벤담의 파놉티콘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공간을 통한 감시와 통제의 메커니즘은 현대 사회에 깊게 뿌리내렸다. 미셸 푸코는 우리는 감시자가 없어도 스스로를 통제 받고 싶어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말했다. 급속한 경제 성장의 시절 속에서 우리는 학교 공간에 대해 진지하게 성찰해 본 적이 없다. 우리 모두 학교라는 공간에서 자라왔으니 거부감이 생기기 힘들지도 모르겠다.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나기 마련이니까.

도서관을 새 단장하는 리모델링 프로젝트에 거창하게 말을 꺼낸 것 같다. 하지만 우리는 학교 공간이 담아야 할 무한한 가능성에 흥분하곤 한다. 사회를 바꾸어 나가는 첫 단추는 언제나 교육이어야 한다. 흔히들 급변하는 세계라고 한다. 어제 믿어 의심치 않았던 가치관이 오늘 무너지는 것이 현재 21세기의 세상이다. 어른들이 고집하던 가치를 더 이상 아이들에게 주입할 수 없다. 따라서 학교는 통제에 효율적인 부품을 만드는 공장과는 거리가 멀어야 한다. 이제부터라도 학교가 벽을 깨고 나오기를 바라지만 우리가 겪어 봤던 교육청은 가장 보수적이고 권위적인 집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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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 리모델링에서 우리의 관심사는 복도와 교실과의 관계였다. 벽으로 막혀있는 그 관계를 다시 해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이슈였다. 경계의 형상을 유지한 상태에서 시각적·물리적으로 느슨한 공간을 구현하는 것이 신현고 프로젝트의 주안점이었다면 예림고는 경계를 서로 침범하는 것이었다. 우리는 경계를 통해 공간을 구분한다.  그리고 경계는 영역을 형성한다. 물리적 영역의 구분처럼 인간 사이에도 영역이 존재한다. 그리고 관념적 의식은 물리적 경계를 빌미로 완결된다. 친한이와는 같은 영역에, 싫어하는 사람과는 되도록 멀리 있기를 바란다. 그래서 이분법적인 경계는 극단적인 관계를 만들어 낸다.  경계는 벽처럼 극단적 방식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바닥의 재료가 달라지거나 높이차만 형성되어도 인식할 수 있다. 경계가 어떤 형상으로 만들어지냐에 따라 다양한 종류의 관계를 기대할 수 있다. 벽처럼 막힌 구조는 규율과 통제라는 명제에 가깝다. 안과 밖이라는 두 가지 결과만 강요하기 때문이다. 대신에 우리는 느슨한 경계에서 발견할 수 있는 유연한 관계를 그렸다. 기존의 벽을 허물고 교실과 복도 양측에 걸치고 있는 평상을 계획했다. 복도로 침범한 교실의 경계, 혹은 교실과 복도의 모호한 경계 쯤으로 해석하길 바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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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으로 구획된 공간은 이분법적 답변만을 강요한다>

​<규율과 통제보다는 다양성을 찾아볼 수 있는 경계 공간을 바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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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목적으로 활용되는 교실을 위한 이동식 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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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     서울시 구로구 오리로21길     예림디자인고등학교          프로젝트기간     2022.02~2022.09          면적     176.76㎡                 용도     다목적교실(도서관 외)
마감     자작합판, 마모륨, 엠보드(현대큐비클), 흡음타공보드, 수성페인트              설계   ​  윤경숙, 차주협, 김다은, 김지은              사진     구의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