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nal Court Codan Block3
쿠마 켄고
코단시노노메 단지에 들어서 알록달록한 Block1,2를 지나면 비교적 차분한 Block3이 나온다.
설계한 금속 난간으로 둘러싸인 입면은 다른 블록에 비해 세련된 이미지를 연출한다.
중간중간 보이는 보이드와 유리가 자칫 밋밋해 보일 수 있는 입면에 시원함을 준다.
금속 난간은 외부에서는 깔끔한 모습을 보여주지만,
안에 들어갔을 때는 철창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나무의 희생이 담긴 계단
건물 곳곳에서 넓은 계단이 맞아준다.
계단을 올라가다 보면 금속으로 쌓인 나무 한 그루를 만나게 된다.
금속의 차가움을 나무의 싱그러움이 완화시켜주는 듯하다.
우리는 종종 나무의 자유로운 자람을 방해하는 디자인을 볼 수 있다.
보기에는 좋지만 나무의 답답함이 느껴진다.
식물이 활발하게 움직이거나 소리를 내고 표정을 드러내지 않아 티가 나지 않을 뿐,
동물원에 갇힌 동물과 다를 것이 없다.
인간 눈의 즐거움을 위해 생명을 희생시키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계단을 올라가면 차분한 색으로 주민들을 맞아준다.
개인적으로는 A와 B동의 채도 높은 색들이 활기찬 느낌을 주어 좋았다.
중정에서의 출입
블럭3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점은 여러가지 동선 선택의 기회를 만들어주었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기억의 합으로 공간을 받아들이게 되는데, 다양한 동선의 합은 더욱 풍요로운 삶을 담은 공간이 될것이다.
이러한 기회를 가진 주민들이 부러웠다.
철창같은 브릿지
수직 금속으로 둘러싸인 브릿지를 지나면 긴 복도가 나온다.
복도를 따라가다보면 현관문과 엘리베이터를 볼 수 있다.
실제 주민들이 브릿지를 지나가는 횟수는 얼마나 될까?
다양한 동선 선택의 기회를 만들어주었지만, 선택의 이유는 다양하지 않다.
브릿지 끝에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공유)공간이 나온다면 좀 더 풍요로운 동선과 일상을 담은 브릿지가 되었을 것이란 아쉬움이 든다.
깔끔한 복도
브릿지를 건너면 깔끔한 복도를 복 수 있다.
한국에서는 대부분 "여기 문이 있어요!!!"라고 말하는 듯 티나는 모습이지만,
일본에서는 그런 경우를 잘 볼 수 없었다.
훨씬 깔끔하고 정돈되어 있다.
비교적 잘 사용되고 있는 공간
사용되지 않는 빈 공간
중간중간 오픈된 개인공간을 볼 수 있다.
책상과 의자 등을 가져다 놓고 꽤 잘 사용하는 듯 보이는 공간이 있는 반면,
아무것도 없이 역할을 잃은 채 휑한 공간도 있었다.
오픈된 개인공간이라는 역설적인 공간에 대한 선택은 개인적인것이지만,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선 하나하나에 담긴 건축가의 의도와 바람이 공간으로 이어진다.
그 공간에는 사용자들의 일상이 담기고, 그들의 몫으로 이어진다.
Block3에 담긴 구마 켄고의 바람은 지금 얼마나 이루어져있을까?
주민들은 얼마나 공간을 잘 받아들이고 있을까?
부디 건축가의 바람이 잘 전달되어 좋은 공간, 좋은 도시로 이루어져 나가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