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사이드 테라스 (다이칸야마)
화창한 금요일 아침 호텔에서 조식을 먹고 서둘러 다이칸야마로 향했다. 사실 개인적으로 다이칸 야마에 새로 조성된 츠타야 티 사이트가 궁금해서 무척 설레었다.
힐사이드 테라스는 다아칸야마가 지금의 모습으로 발전될 수 있는데 기틀을 마련한 중요한 건축물이다. 힐사이드 테라스 A, B, C, D, E, F, G, H동 그리고 아넥스 A, B동, 힐 라이드 플라자, 힐사이드 웨스트로 나누어져 다이칸야마 전역에 분포되어 있다. 주택과 점포가 공존하는 복합 용도의 힐사이드 테라스는 1969년부터 1998년까지 약 30년에 걸쳐 지어진 건축이다. 건축가는 일본인 2번째로 건축가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받은 마키 후미히코이다.
지금의 다이칸야마는 도쿄도에서도 떠오르는 Hot Place이지만 힐사이드 테라스가 들어서기 전에는 무성한 녹색 들판만 펼쳐진 경사지였다. 이 지역의 대부호였던 아사쿠라게 가문에서 당시 정치가였던 아사쿠라 토라지로와 건축가 마키 후미히코와의 인연으로 다이칸야마 집합주택 계획을 함께 설계하게 되었다. 이때 개발 방식이 성급하지 않고 장기적으로 편안한 장소로 유지될 수 있도록 단계적으로 진행되길 바랬다. 이에 따라서 힐사이드 테라스 12개의 주동은 7단계에 나누어 건설되었다.
제1기 _ 1969년 : A, B동
제2기 _ 1973년 : C동
제3기 _ 1977년 : D, E동
제4기 _ 1985년 : 아넥스 A, B동
제5기 _ 1987년 : 힐사이드 플라자 (B동과 C동 사이 지하공간)
제6기 _ 1992년 : F, G, H동
제7기 _ 1998년 : 힐사이드 웨스트 (A~H동과 10분 정도 떨어진 위치, 마키후미히코의 사무실이 있음)
당시 이 지역은 최고 높이 10m 및 용적률 150%로 제한되는 제1종 전용주거지역으로 오로지 주택만 건설이 가능했으나 후미이코는 이곳이 교통량이 많은 대로와 접하고 있어 추후 교통의 중심지가 될 것으로 판단하고 행정기관과 교섭하여 용도 규제를 완화시켰다. 주거 + 상업 + 문화 + 업무가 공존하는 무지개떡 건축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용도지역으로 도시를 구획화하는 도시계획은 그림상으로만 그럴듯해 보이지 현실에서는 일상을 황폐하게 만든다.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의 초기 신도시 개발은 대부분 주거지역과 상업지역을 명확하게 구분하는 도시 개발 방식을 채택하여 주거지역의 경우 낮 시간에 텅 비고 업무지역의 경우 주말에 텅 빈 도시 공동화 현상을 만들었다.
다시 힐사이드 테라스로 돌아와서, 수십 년 동안 여러 단계에 걸쳐 개발되다 보니 건축적 시공 공법이나 재료 그리고 건물의 스타일은 변화되었지만 마스터플랜을 통한 공간 디자인의 철학과 원리는 동일하게 적용되었다.
주요 개념
1. 내부 공간과 외부 공간 스케일의 일정함
2. 외관과 거리 공간의 정교한 상호 작용
3. 주거 공간의 독립성과 프라이버시 유지 [참고 : ho_on.hh 's Archive (tistory.com) ]
힐사이드 테라스 A, B동 (1969년 준공)
힐사이드 테라스는 감동 그 자체였다. 1969년에 이런 건물을 설계하고 건축할 수 있었다는 게 놀랍다. 건물의 완성도와 세련된 마감재 적용과 매스 감 그리고 무엇보다 아직까지 너무나 잘 관리되고 있는 건물의 상태에 감동했다. 건물의 정면은 도로에 접하고 배면은 아사쿠라게 가문의 저택과 면한다.
건축적 스케일감은 무척 편안하고 인도와 건물의 관계는 밀접하고 다양하며, 실내외 공간의 연결은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A동에서 시작해 H동까지 이동하며 2~3개 층의 공간이지만 반 층 높이를 오르내리며 실내외를 번갈아 가며 이동하면서 입체적인 공간을 경험했다. 1층의 상업시설은 유리면으로 개방적이고 상부층의 주거와 사무공간은 정교하게 분리되어 프라이버시를 유지하면서도 단지 전체가 조화를 이룬다.
힐사이드 테라스의 놀라운 점 중에 하나는 조경이다. 건물의 주출입 동선마다 우뚝 선 나무는 작은 마당을 풍요롭게 하고 공간에 개성을 부여했다. 적절한 위치에 멋진 나무들이 우아한 모습으로 서있다. A동을 들어서면 외부의 바닥 마감재가 내부까지 자연스럽게 들어오다 진한 색상의 타일로 바꾸어 주었다. 바닥 높이가 계속 변하는 공간에서 붉은 톤의 강렬한 색상의 바닥은 마치 외부에 있는 것 같은 착각을 들게도 하고 계속 하서 이동하고 싶은 욕구를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A동과 B동은 외부 계단을 통해 연결되어 있다. 두 동 사이에는 인도보다 낮은 레벨의 외부 마당이 있다. 외부 계단에 의해 인도에서는 잘 보이지 않고 건물에 둘러싸여 아늑한 공간이다.
1단계와 2단계 사이 빈 공간으로 지하에 3단계로 진행된 힐사이드 플라자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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