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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밖의여행

건축설계/증축

2021

위치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호계동            

대지면적     163.0㎡                    

건축면적      97.53㎡              

연면적         175.57㎡            

용도   ​단독주택, 근린생활시설          

규모   3F 

설계    윤경숙, 차주협, 김다은, 김예찬          

시공    건물주 직영          

구조   일반철골조         

외부마감   스터코마감        

내부마감   도장, 강마루        

창호   이건창호       

막연하게 나누던 대화가 조금씩 구체화 되면서 건축주는 오랫동안 살고 있던 동네에서 단독주택을 매입해 아래층에는 오래전부터 꿈꾸던 작은 서점을 운영하고 위층에서 거주하는 계획을 세웠다. 몇 차례 함께 매물을 살펴보다 12차선의 넓은 경수대로에 접한 상가 건물과 유치원 사이에 겨우 작은 대문만 보이는 오래된 2층 단독주택을 찾았다. 하루에도 수 천대의 차들이 분주하게 오가는 앞 편의 풍경과는 달리 뒤편은 고즈넉한 마을 공원을 마주하고 있었다. 주차 공간을 확보할 수 없어 새로 짓지 못하는 단점 때문에 구매를 망설이기도 했지만, 결국 공원의 소박한 풍경에 마음을 빼앗겨 가능한 만큼 증축하여 원하는 집을 짓기로 했다. 오랫동안 책을 만드는 일을 해온 탓일까? 건축주는 부동산의 가치를 논하기보다 서점과 주거공간이 공원과 어떤 식으로 관계를 맺을까에 대한 고민을 함께했다. 따라서 공간의 개념 역시 풍경을 담아내는 방법을 찾는 방향으로 자연스럽게 흘러갔다.

평촌신도시와 경수대로를 사이에 두고 마주한 대지는 주변이 모두 아파트로 재개발되는 와중에 유일하게 남아있는 옛 동네에 있다. 대문 바로 앞에는 버스정류장이 있고 우측의 상가 건물에는 과일가게가 있어 언제나 오가는 사람이 많은 곳이다. 땅은 좁은 골목길처럼 입구에서는 폭이 2m가 채 되지 않는 길쭉한 통로가 있고 그 안쪽으로 직사각형의 집이 자리한, 마치 호리병과 같은 형상이다. 지하철 4호선 범계역과 가깝고 초·중·고가 인접하여 주거 환경은 양호한 편이다.

건물의 뒤편이 집의 새로운 얼굴이 되도록 기존 집의 일부 공간을 철거하고 어린이 공원을 마주하는 부분에 증축을 통해 새로운 입면을 만들었다. 박공지붕의 이층집이 이제 눈썹지붕의 3층 집이 되었다. 층별 구성은 비교적 단순한데 1층에 독립적으로 운영이 가능한 작은 서점을 2층과 3층 그리고 다락을 주거공간으로 계획했다. 주차 대수가 증가하지 않는 면적 내에서 공간을 의미 있게 구성하기 위해 공원을 바라보는 건물 일부를 수직으로 잘라내어 증축이 가능한 부지를 확보했다. 이렇게 마련한 좁은 틈으로 3개 층의 건물이 기존 집과 맞붙어서 지어진다. 1층 작은방의 경사 지붕은 철거하고 평 슬라브로 변경해 2층 주방에서 드나들 수 있는 테라스를 만들었다. 기존 건물의 나무 계단, 벽체, 지붕 트러스 등을 철거하고 철골 기둥과 보를 설치하여 구조 보강을 했다. 내진설계를 적용해 안전성을 높이고 새로운 용도에 적합하게 자유롭게 공간 계획을 했다. 기존 집의 층고와 다른 증축부의 건물 높이가 자연스럽게 단차를 형성해 거실과 주방을 구분 짓기도 하고 천장의 높이에 변화감을 준다. 무엇보다 공원과 맞닿는 면에 서 있는 아름드리 벚나무의 풍경을 2층 거실에서 마주하러 가는 연출에 일조한다. 

1층 서점은 작은 화장실, 소형 주방, 그리고 서점 지기의 작업공간을 제외한 공간은 책을 전시하고 모임이나 책 읽기가 가능한 공간으로 구획했다. 건물 측면의 창은 최소화하여 필요한 전시 공간을 확보하고 공원을 향한 입면은 최대한 개방적인 유리창을 계획해 서점에 들어서면 시선이 외부에 있는 공원까지 이어지도록 했다. 작업공간과 주방은 서로 연결되고 주방에서는 주거공간으로 이동할 수 있는 미닫이문을 설치해서 두 공간의 이동이 편리하다. 가족이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는 2층에는 주방, 거실, 안방, 그리고 화장실이 있다. 주방에서는 다용도실을 거쳐 테라스로 갈 수 있다. 여기서는 쓰레기 분리수거와 같은 일상적 행위뿐만 아니라 김장이나 바비큐 파티와 같이 여럿이 함께 할 수 있는 이벤트가 벌어진다. 거실 끝에 있는 자작나무 계단을 올라가면 다락이 있는 3층이다. 여기부터는 오롯이 아들의 공간이다. 아파트에서는 좋아하는 악기연주 연습이 어려웠던 아들을 위한 독립된 생활공간이다. 3층에는 벚나무와 마주한 창이 있는 작은 거실과 화장실 그리고 작은 테라스가 있다. 다락으로 오르는 계단 하부는 수납공간으로 사용되고 다락은 침실이다. 다락에서는 멀리 평촌 신도시를 바라볼 수 있는 코너 창이 있다.

 

건물이 완공되고 몇 달이 지나 ‘뜻밖의 여행’이란 이름의 작은 서점이 문을 열었다. 공사 내내 이곳이 어떤 곳인지 궁금했던 주민들과 책방이 사라진 마을에 아주 오랜만에 생긴 작은 서점이 반가운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설계를 시작할 때 건축주는 책방이 동네 문화살롱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서점을 시작한 지 불과 몇 달이 되지 않았지만, 건축주의 바람처럼 뜻밖의 여행은 이제 동네에 없으면 안 되는 중요한 문화와 사교의 공간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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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계동 뜻밖의 여행 _ 김정현 작가 _2층 거실과 3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모습.jpg
호계동 뜻밖의 여행 _ 김정현 작가_2층 거실에서 바라본 주방과 안방.jpg
호계동 뜻밖의 여행 _ 김정현 작가_2층 주방모습.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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