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3.23 키바 공원 미요시 주택단지
코단 시노노메 답사를 마치고 서둘러 키바 공원 미요시 주택을 보러 버스를 탔다. 전에 도쿄에 왔을 때는 항상 지하철을 이용했는데 이번 답사에서는 구글 앱 덕분에 주변 풍경을 감상하며 버스를 타는 선택을 할 수 있었다.
30분 정도 버스로 이동하면서 몸을 좀 추스르고 키바 공원 미요시 주택에 도착했다. 버스에서 내려 걸어가는 동안 멋진 인테리어의 동네 핫플레이스 카페를 두 곳 정도 지나가며 답사를 마치고 꼭 들려서 커피를 마셔야지 했지만 비도 조금씩 내리기 시작했고 배고 너무 고파 미요시 주택 인근의 햄버거집에서 시원한 생맥주와 햄버거를 먹었다.
우리의 도쿄 공동주택 답사지 중에서 가장 준공연도가 빠른 미요시 주택단지는 1982년에 준공되었다. 사카쿠라 건축연구소 설계했고 약 0.5ha 대지에 3~4층 규모로 96호의 세대가 있다. 단지는 도로에 접한 부분이 많지 않다. 주출입구에서 2개의 출입구가 있도 배치도에서 보면 우측으로 어린이 공원과 접해 도로로 갈 수 있다. 배치도 서북쪽으로 부출입구가 있다. 주차는 15대로 가구 수에 비해 주차 대수가 매우 적다. 대신 단지안에는 크지는 않지만 중정이 있고 건물 주변으로 조경공간이 잘 조성되어 있다.
단지 주출입은 주차장을 지나 건물 하부를 관통해 이루어진다. 주출입구에는 단지 배치도가 금속판에 설치되어 있다. 배치도 간판에서 보면 건물들이 서로 다 붙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1층 레벨에서 보면 각 건물들 사이사이가 계단이나 이동 통로로 되어 있어 대지 면적이 작음에도 불구하고 개방적이고 아늑한 느낌을 준다.
건물 주출입구를 들어서면서 보이는 단지는 한마디로 깔끔하다. 최근에 도장을 새로 한 것처럼 외벽은 백색으로 오염 없이 깨끗하고 발코니 난간은 진한 회색으로 선명하다. 1층 마당의 조경은 잘 정돈되어 있고 3층 또는 4층 개별 세대까지 이동하는 공용 통로는 모두 외부 공간이다.
1층 세대는 대부분 마당에서 직접 출입하는 방식으로 현관이 배치되었다. 각 세대의 앞뒤로 발코니가 있어 세대별 생활 모습이 조금씩 바깥으로 노출된다. 3층과 4층의 최상층은 복층으로 구성되어 있어 펴면 구성에 따라 입면 지붕 경사 방향이 정해진다.
외부 계단을 올라 계단참에 2세대의 현관이 보인다. 우리나라의 대부분의 아파트 현관이 방화문 하나로 구성된 것과 달리 우체통과 수납공간이 현관과 하나가 되어 현관이 구성되어 있다. 이런 구성 때문인지 실제 집 안의 크지는 아주 크지 않더라도 집이 클 것 같다는 인상을 준다.
3층에는 일부 공유 발코니가 있어 주민들이 담소를 나누거나 휴식을 취할 수 있다. 대부분의 공유 발코니는 깔끔하게 관리되고 있었다.
배도 고프고 오전의 답사로 좀 피곤한 탓에 큰 기대 없이 미요시 주택을 답사했는데 기대보다 아담하고 소박한 공유 주택단지가 마음을 사로잡았다. 오래된 단지임에도 불구하고 관리가 굉장히 잘 되고 있어서 주차공간도 없고 실내고 그렇게 넓지 않지만 거주하기 나쁘지 않아 보인다. 깨끗하고 잘 정돈된 조경공간이 있는 중정은 산책하기 참 좋은 공간이다. 키바공원 주변의 일부 상업시설을 제외하고 전체적으로 동네 분위기는 매우 차분하다.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한 번쯤 살아보고 싶은 주거 단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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